지난해 서울 아파트 시장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일부 지역은 가격이 급등하며 신기록을 세운 반면, 다른 곳에서는 여전히 4년 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단일 시장 내 극심한 양극화, 그 원인과 시사점을 살펴봅니다.
1. 서울 아파트의 극심한 양극화, 데이터로 본 현실
작년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이는 전 지역에 고르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었습니다. KB부동산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절반(12곳)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기준 시점(2022년 1월)을 여전히 밑돌고 있습니다. 강북, 노원, 도봉, 동대문, 서대문, 성북, 은평, 중랑, 강서, 관악, 구로, 금천구 등은 오히려 4년 전보다도 집값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금천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작년 말 88.9로 2022년(89.3)보다 소폭 하락했고, 도봉구 역시 지난해 내내 81선에서 횡보하며 2020년 말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습니다. 이 지역 대표 단지의 가격 흐름을 보면 실거래가 역시 2021년 최고가 이후 2억~3억 가까이 낮은 금액에서 거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2. 한강 벨트와 강남권, ‘똘똘한 한 채’ 현상의 실체
반면 한강벨트, 강남권 일부 지역은 유례없는 집값 상승이 지속됐습니다. 송파구의 2023년 매매가격지수 상승폭은 24포인트, 성동구는 22.5포인트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각각 24%, 23%에 달하는 연간 상승률로, 기존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흐름입니다. 강남구, 광진구도 두 자릿수 이상의 지수 상승폭을 기록해 집값 우상향 흐름을 견인했습니다.
실수요자 선호가 집중된 한강벨트 아파트에서는 1년 새 거래가격이 50%가량 치솟는 사례도 나타났습니다. 송파구의 리센츠 전용 59㎡는 20억 초반대에서 30억까지 거래되었고, 성동구 래미안 옥수리버젠도 16억대에서 23억대를 기록했습니다. 이 지역은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실수요 및 자산가 중심의 매수세가 견고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효과는 데이터로도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서울 아파트 상위 20% 가격은 34억원, 하위 20%는 4억원대에 머물러 5분위 배율(상위 20% 평균/하위 20% 평균)이 6.9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2008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집값 양극화가 최고조에 달했음을 상징합니다.
3. 규제의 역설과 선택적 기회
지난해 발표된 여러 부동산 및 대출 규제는 시장 전체의 과열을 잡기보다는 특정 지역의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더 심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부는 6·27 대출 규제(수도권 주택담보대출 6억원 상한)와 10·15 부동산 대책(서울 및 인근지역 거래 제한)을 잇따라 내놨지만, 그 결과 실수요자와 현금 동원력이 있는 매수층이 인기 지역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 셈입니다. 실제로 강남권, 한강벨트 인기 지역은 정부 대책 발표 직후에도 가격 상승폭이 도드라졌으며, 광진구와 성동구는 2023년 여름과 가을 연이어 월간 3~4포인트의 가격지수 급등을 보였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둔한 노원, 은평, 중랑구 등은 같은 기간 가격 상승이 4포인트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집값 상승이 모든 지역에 나타나는 ‘동반 랠리’가 아니라, 인기 지역 위주로만 쏠렸음이 데이터로도 확인됩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과 다른 자산시장의 투자 대안 부상, 높은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합니다. 이전에는 부동산 값이 오른다는 기대에 여러 집을 투자하는 분위기가 강했다면, 이제는 불확실성을 피해 ‘안정 자산’으로 선택되는 입지 위주의 거래가 늘어났다는 설명입니다.
시사점 및 투자 측면의 기회
이처럼 서울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는 단점만이 아닙니다. 어느 지역이 미래 성장성을 갖추고 있는지, 규제·금리 변동 환경에서도 실거래가가 유지되는지 데이터로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단순히 아파트를 보유해도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시대는 끝났지만, 입지 프리미엄과 매수 선호가 뚜렷한 구역에서는 앞으로도 중장기 관점의 수익 실현 가능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가격 회복이 지연되는 자치구는 장기적 관점에서 저점 매수 기회의 성격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조정으로 상대적 가격 매력이 높아진 상황이며, 일부 구에서 교통, 개발 호재 등 실질적인 수요 개선 요인이 드러났을 때 회복 탄력성이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지역에 대한 집중 현상은 부작용도 있지만, 데이터로 증명된 ‘방어적 시장’의 성격은 전례 없는 대내외 변수에도 견고한 투자 기반임을 시사합니다. 한강벨트, 강남권 등 프리미엄 입지에 대한 긴 호흡의 접근, 그리고 저가 구역의 바닥권 탐색 모두 올해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긍정적인 기회로 바라볼 만합니다.
출처: 서울 아파트값 문정부 때보다 낮은 곳 늘어난 이유 / 매일경제 / https://www.mk.co.kr/news/realestate/11922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