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연말임에도 서울 전월세 시장에는 얼어붙은 기류가 감지된다. 월세 매물은 크게 늘었는데, 거래는 오히려 눈에 띄게 줄었다. 이처럼 시장이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모습은 무엇을 의미할까? 2025년 12월 기준, 실거래 데이터와 최근 정책 변화를 근거로 현황과 시사점을 살펴본다.
월세 거래량은 줄고, 매물은 쏟아진다
먼저 이번 겨울 서울 월세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매물은 넘치지만 거래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0월 16일~12월 22일 사이 서울 월세 거래는 1만9553건으로, 전년 동기(2만1404건) 대비 8.6% 감소했다. 특히 월세 수요가 꾸준했던 강남구의 거래량은 87.8%나 급감해, 시장에 뚜렷한 변곡점이 있음을 보여준다. 용산구, 동작구, 성동구 등 한강벨트 주요 지역 역시 9~48% 정도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월세 매물은 오히려 빠르게 늘었다. 강남 6332건, 성동구 740건, 영등포구 625건, 마포구 572건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월세 매물이 두드러진다. 금년 10월까지 2만 건 미만을 유지하던 월세 매물은 10월 22일 2만146건을 넘은 뒤, 11월 12일 2만2000건을 돌파했다. 이후로도 이 매물 규모는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매물과 거래량이 엇갈린 현상은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단순 해석되기 어렵다. 물건은 넘치는데 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느냐는 질문이 바로 그 핵심이다.
전세의 월세화, 종부세 부담이 만든 변화
서울 전월세 시장의 기저에는 ‘전세의 월세화’ 속도 가속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집값 상승으로 인한 임대인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자리한다. 매매시장은 꽁꽁 얼어붙었고, 임차인 수요는 줄지 않으니 소유주는 일시적 자금 회수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구조로 옮겨가는 셈이다.
세부담이 커진 임대인들은 이를 고스란히 월세 산정에 반영한다. 즉, 종합부동산세의 상당 부분이 임차인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준석 연세대 교수는 “전세보다 월세 선호현상이 더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은 시장 구조 변화가 ‘전세의 월세화’로, 궁극적으로는 세부담의 전가로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월세를 찾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갈수록 커진다.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이 발생하고, 계약기간도 최단 1년 이상이니 ‘이 정도 금액이면 차라리 전세를 찾거나 가격 하락을 기다리자’는 심리가 팽배하다. 실제로 공급은 넘치지만 거래는 없는, 시장 비효율이 더욱 구조화되는 모습이다.
‘가격 저항’과 월세난 우려, 시장의 새로운 딜레마
이 같은 상황은 월세를 필요로 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쉽지 않은 조건을 낳고 있다. 현재 서울의 실거주 수요 자체는 꾸준하나, 많은 이들이 “지금 월세 가격은 감내하기 어렵다”고 느낀다. 관망세가 확대되고, 매물만 쌓이는 국면이 반복된다. 특별히 10월 중순의 전월세대책 이후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월세 수요가 일시에 몰렸고, 관련 매물은 늘었지만 가격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임대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매달 들어야 하는 세금 부담이 상당해 낮은 가격의 월세를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이윤홍 한양대 교수는 “임차인이 체감하는 적정 가격과 시장 월세가 불일치하면 결국 ‘매물은 늘고, 들어갈 수 있는 집은 줄어드는’ 월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즉, 월세난이라는 이중 부담 구도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현 상황을 단순히 공급과 거래로만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책 변화에 따른 구조적 이동, 변하지 않는 수요, 위로 전가되는 세부담, 이를 둘러싼 가격 저항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거래와 매물, 가격의 인과관계를 입체적으로 읽어야 보다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
검증과 정리
올해 12월의 서울 월세 시장은 월세 매물 폭증, 거래량 급감, 가격 저항의 삼중 구조가 동시에 형성되어 있다. 그 근저에는 임대인 세부담 전가, 정책적 변수, 전세에서 월세로의 수요 이동과 실수요자의 가격 심리 충돌이 함께 작용한다.
따라서 앞으로도 단순한 매물 증가만으로는 임차인 부담이 해소되지 않으며, 실질적인 가격 조정 없이는 거래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시사점은 정책당국과 시장 모두, 세 부담의 합리적 분담과 거래 활성화간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는 데 있다.
즉, 전세의 월세화와 월세난의 악순환 사이에서 정책적·시장적 협업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이 상황이 단기에 해결될 여지는 작으나, 데이터 기반의 지속적 시장 모니터링과 세밀한 정책 대응은 필수적이다.
출처: ‘서울 월세 매물 증가·거래 감소…전월세 시장 현황‘/파이낸셜뉴스(https://www.fnnews.com/news/202512251917095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