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부산 화명·금곡지구와 해운대지구 7,318가구가 정비 선도지구로 선정됐다는 발표는 단순한 지역 사업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결정은 지방권에서 노후화된 계획도시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려는 국가적 움직임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일상과 주택 시장에 어떠한 변화가 예상되는지, 주요 데이터를 바탕으로 살펴본다.
1. 부산, 지방권 최초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선정의 구조적 전환
부산시 화명·금곡지구(12구역: 코오롱하늘채1차, 2차 2,624가구)와 해운대지구(2구역: 두산1차, LG, 대림1차 4,694가구)가 정비 선도지구로 공식 확정됐다. 지난해 1기 신도시(수도권)에서 3만 7,000가구가 선도지구로 먼저 선정된 바 있으나, 이번 부산 사례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첫 적용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노후주거지의 물리적 재정비에 머무르지 않고, 지방 대도시 생활환경 전반 구조 변화를 예고한다. 특히 부산은 인구 감소, 노후주거 밀집, 도심 공동화 문제와 맞물려 ‘계획도시’의 근본적 혁신이 시급했던 상황이다. 선도지구 선정으로 공공이 사업 전반을 조율하며, 이주·공급·정비 시점의 리스크 역시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사점: 지방 거주자를 포함한 전국민이 체감할 도시 주거환경의 개선 효과가 제한적으로라도 드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수도권 중심이던 정책의 양상이 전국으로 확장되는 추세 역시 뚜렷하다.
다만, 실제 정비사업의 안정적 진행과 사전 이주계획, 후속공급 균형 등이 얼마나 차질 없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지켜볼 대목이다. 예산, 입주민 협의, 정비방식 선택 등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2. 정비사업과 이주, 전세시장 안정화 대응
국토교통부와 부산시는 앞으로 “전세시장 불안이 없는 안정적인 이주 지원”을 핵심 목표로 주택수급관리 대책을 공동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비사업은 보통 기존 거주민의 이주와 그 수요가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민감한데, 부산 지역 최초의 대규모 선도지구가 추진됨에 따라 이주 수요 급증→전세매물 부족→전셋값 불안 등 주택시장 교란 위험이 존재한다.
이에 중앙-지방정부가 권역별 수급조절과 임시거주 지원 등을 병행 발표한 것은 선도적인 리스크 관리 시도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수도권 1기 신도시 이주와 리모델링 국면에서 전세시장 불안이 일부 현실화된 경험을 감안한 조치이다.
시사점: 정비가 지역 주택시장 전반에 연쇄영향을 미치며, 특히 이주 시기의 ‘전세 변수’가 지속적으로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의 밀착대응이 성패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다.
아울러 수요-공급 균형과 주거취약계층 임시거처 등 현장 단위의 세밀한 대응이 부족하다면 여전히 시장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3. 노후계획도시 정비 전국 확산, 공급체계 전반 변화 조짐
부산에 이어 대전은 둔산지구 7,500가구, 송촌·중리·법동지구 3,000가구 등에서 주민공람과 선도지구 공모에 착수했다. 인천 역시 연수·선학(6,300호), 구월(2,700호), 계산(2,550호), 갈산·부평·부개(2,400호), 만수1·2·3(1,650호) 등에서 유사 절차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번 정비 선도지구 사업은 단순히 낡은 주택을 새로 짓는 데 그치지 않고, ‘거주–교육–산업 등 복합적 기능’을 결합한 미래형 도시공간 조성이 명확한 목표로 제시됐다. 10여 개 지자체가 기본계획안을 수립 중이라는 점은, 주택 노후화, 인구 구조변화에 선제적 대응하려는 전국적 인식 변화임을 시사한다.
시사점: 향후 정비사업은 기존과 달리 주거지 개선뿐 아니라, 교통, 교육, 산업입지, 지방소멸 대응 등 생활-경제 인프라를 통합적으로 재정비하는 큰 방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는 지방권 신규·리모델링 주택공급의 주요 축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하지만, 사업 속도, 사유지 갈등, 비용 부담, 실제 계획 변경 가능성 등 복합 변수 역시 존재한다. 향후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반발 또는 부동산 경기에 따른 계획 변경 등의 불확실성이 해당 지역 전반의 공급-수급 구조와 시장 심리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 ‘정비 선도지구’ 선정의 전국적 파장과 과제, 신중한 모니터링 필요
부산을 시작으로 대전, 인천 등 주요 지방 도시에서 노후계획도시 정비 선도지구가 잇따라 발표되며 주택공급 구조와 도시기능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흐름이 본격화됐다. 이는 단순한 주거지 재생을 넘어, 지방 도시 전반의 체질 개선과 전국적 균형발전 전략의 한 축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아직 공모·지정 단계에 머무른 사업들이 실제로 속도감 있게 추진될지, 계획이 이행 과정을 거치며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정비 선도지구 정책이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지방 대도시의 주거환경, 전세시장, 인구이동, 도시기능 전반에서 새로운 데이터와 변화 패턴이 도출될 것이다.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현장 단위의 세심한 정책 집행, 중장기 모니터링, 시장변수의 사전 검증 등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점이다.